Trump 의 정책 자원의 고갈
사실상 비핵화 문제로 대화를 이끌어 오던 북-미 관계는 小康상태에 들어 갔다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양측이 이 상태에서 서로를 달래고 다시 준비하여 대화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대화관계가 완전히 결렬되었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이 아직도 두 정상간의 회담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위급 회담대표들에 대한 쌍방간의 비판 성명을 통해 Pompeo와 김영철 간의 회담은 실제적으로 불가능 해졌고, 이러한 어긋난 쌍방간의 태도는 다른 한편으로 미국이 북한 특사로 Stephen Biagun 을 임명하는 데서 오는 지위의 격하의 문제와도 무관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언급해야 할 것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남-북한 관계는 별개가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표면화 되기 시작한 남북연락사무소 설치의 문제도 사실상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로막는 의미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8월 15일 연설에서 남북 연락 사무소 설치 문제를 언급했고, 이것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문제로 될 것에 대해 8월 20일 청와대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8월 22일 트럼프는 아베에게 전화를 걸어 비핵화에 대한 강력한 제재 입장을 재 확인하였고, 8월 24일 트럼프는 비핵화에서 충분한 진전이 없었고, 중국이 비핵화에 대한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하다는 이유로 중국의 책임론도 언급하면서 아울러 김영철에 대한 비판을 언급하면서 Pompeo 의 방북을 전격 취소하였다.
미국의 강경정책으로의 복귀
이미 북-미 회담의 중단이 발표되기 이전부터 미 군부에서는 북한의 ICBM 이 완성되지 못했다는 언급이 나오고 있었고- 미국 합참차장, Paul Selva 는 북한이 두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고 언급, 2018.0812, -, 일부 매체에서도 B-52 를 동원한 미-일의 북한에 대한 공중 공격 훈련이 재개되고 있다는 보도 ( 2018, 07.29 )가 있었다.
미국이 북한의 종전선언을 쉽게 받아 들이지 않는 이유는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강경한 제재를 유지하기 위하여 군사력 사용의 가능성을 확보 하려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미국의 입장은, 북한이 비핵화와 북한에 대한 제재 문제를 연계시켜 단계적으로 해제하기를 요구하는데 대해, 미국은 6,12 정상회담 시에는 비핵화가 20% 진전되면 제재 해제가 시작될 수 있는 것으로 언급했으나, 현재에는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 질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는 것을 천명하고 있다. 오히려 현재 단계에서는 미국이 종전선언을 위한 조건으로 북한의 핵리스트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아직까지도 북한 핵 미사일의 6-70%를 제3 국가로의 반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 리비아모델은 비핵화를 위한 모델로서는 실패작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리비아에 대한 비핵화 과정에서 리비아에 대한 Regime Change를 시도하여 리비아는 정권이 전복되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 미국이 비핵화를 시도한 경우는 전 소련 영토에 있는 핵무기 및 시설 그리고 핵 물질의 처리에 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이 있는데, 1990년대 초반에 있었던 이 비핵화는 성공적으로 수행이 되었다. 이 때 적용한 비핵화를 모델 ( 대체로 Nunn-Lugar 방식에 의한 비핵화 )로 적립한 보고서들이 미국 정부 내에 있지만, Trump 정권의 측근들은 이 모델에 대해 거의 언급이 없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비핵화를 시도하는 기본적 태도는 북한을 적국이라는 입장에서 접수해 들어가는 모양새를 취하려는 의도에 두고 있기 때문에 북핵의 해외 반출, 북핵 과학자들의 해외 이주 등을 요구하고, 또 북한이 부분적으로 핵 관련 시설 등을 제거하는 모습이 비핵화에 해당되지 않는 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소련 영토에서의 비핵화에는 시설의 철수, 제거도 비핵화의 일환으로 다루고 있다.
트럼프 측근은 북핵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처음부터 리비아모델을 언급해 왔고, 6월에 들어서서 비로서 Nunn-Lugar 의 Nuclear threat Reduction 의 모델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 그러나 이 측근들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Bolton 의 주장에 따라 리비아모델을 적용하기를 계속했고, 따라서 북핵의 반출, 폐기 문제를 우선적으로 요구했고, 미국은 6,12 북-미 공동 성명에도 불구하고 관계진전을 거부하고 북핵 리스트의 제출을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 협정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미-북한 간 비핵화를 위한 접촉이 시작되면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고,이에 대해 한국 측에서는 구 소련영토의 비핵화를 위한 과학 기술자들의 교육 등을 위한 센타의 설립과 같은 기구의 비용 등을 한국 측이 남-북발전기금으로 부담할 것 등의 논의가 전개되자 트럼프 측은 한국 측에게 북한의 비핵화에 깊이 관여하지 말것을 요구하였다.
이른바 Madman Theory 에 기반을 두었다고 하는 Trump의 대북 정책은 Bolton, Pompeo 를 Madman 으로 하는 강경 일변도의 제재를 주요 수단으로 하는 압박적인 것에 의존하고 있었다.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전제로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기를 희망했다. 미-북의 대화가 시작되면서 부분적으로 관계의 개선이 있었으나 북한에 대한 경제적 제재는 더욱 강화되었고, 이 국제적 제재는 비핵화가 끝날 때 까지 계속 될 것으로 주장되고 있다.
종전 선언의 문제도 결국은 이 강경한 제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하여 동원 가능한 군사력의 사용 가능성을 그 수단으로 하기 위한 것이라면 미국으로서는 하나의 전제에 불과한 것이었다.
궁극적으로 이 Madman Theory 의 맹점은 문제의 해결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더 한층 강경한, 극단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이라는데 있다. 실제로 Nixon 행정부가 이 Madman Theory 를 동원했던 베트남의 경우 잠정적인 휴전을 통해 합의가 이루어 지기는 했으나 베트남의 최종적 해결은 이보다 몇 년이 지나 사회주의 공화국에 의한 통일로 끝이 나 결국은 이 정책은 실패한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이러한 경제적 제재를 통한 압박 정책을 러시아, 이란, 중국, 그리고 터키 등에 가하면서 부분적으로 미국 경제에의 이득을 가져오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Bloomberg 통신은 지난 8월 24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John Kennedy 의원이 미국 행정부의 고위 제재관료에게 " 러시아 경제를 무릎 꿇게 하라고 명령한다면 어떻게 하겠냐 "고 질문하자 그 관료는 즉답을 회피하면서 " 그런 목표의 제재는 이미 충분히 공격적이었다" 고만 대답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러시아가 지닌 4860억불의 부채, 러시아의 4000억 불의 외화 보유, 러시아의 오일, 가스의 수출 봉쇄, 등은 제재와 관련하여 볼 때, 오히려 세계 경제의 문제를 불러 일으킬 염려가 있는 것으로 들면서, Leonid Bershidsky 는 러시아 경제가 무릎을 꿇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 작지만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았다. ( Bloomberg, 08.24, 2018 )
미국이 북핵 관계에서 종전 협정을 미루면서 6.12 이전의 정전 상태로의 복귀를 시도하는 것은 이러한 강경정책의 효과를 가져오기 위한 Madman 정책에의 미련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실주의적 지도자들의 정책관념
Kissinger 는 실용적이고 현실주의적 지도자는, 특히 미국 같은 사회에서 경험적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인정한 형태를 통한 정책 판단보다는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에 더 관심을 두며, 정책 판단을 방법론으로 축소시키며 동시에 정책 가치의 문제도 지식의 문제로 축소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들은 이론적 사례보다 실제적, 사실적인 것을 다루기를 더 선호하며, 추상적 미래에 대한 가능성에 거의 신뢰를 두지 않는다고 Kissinger 는 지적하면서, 이들은 직접적 문제 해결과 대외 정책을 동일시 하려는 강력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들은 정책문제들이 그 해결을 강력히 요구할 때만 그것을 다루게 되며, 그 측근들의 상충되는 파벌적 견해는 그 사건들을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기술하려는 인센티브를 가지게 되며, 그 궁극적 해결은 대부분 그 협상과정에 의존하게 된다.고 Kissinger 는 보고 있다.
따라서 이런 정책 과정에서 장기적인 것은 소홀하게 되며, 그 결과는 전반적인 목표라는 개념보다는 경쟁적 주장자 들의 압력, 설득력에 더 의존하기 마련이며, 경직성과 융통성의 결여가 교차되는 현상이 나타나며, 이런 경향은 미국 외교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이 자주 쓰는 용어에 " Let's wait and see." 라는 표현은 이러한 목적과 관련된 판단은 뒤로 미루고 현실적 이익을 챙기려는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협상에서 장기적 고려보다는 종전의 약속과는 관계없이 상대방에 최대의 양보를 주장하며, 상대 협상자에게 희생을 하도록 유혹하는 방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정책과정에서 중요하게 간주되는 창조성, 현명성은 그 형성과정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집행과정에서도 목표달성과 관련하여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협상 상대자를 위협하거나 위선적인 속임수를 쓰거나, 거짓으로 상대를 달래거나, 일방적인 우월감을 조성하면서 결과를 얻어내려는 방법은 3류 장사꾼이나 쓰는 방법이다.
이러한 지도자의 자질이나 능력, 그리고 정책 목표의 성취 능력이라는 면에서 리이건 대통령과 Trump 대통령의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정책적 유연성, 협상에서의 신뢰관계 형성을 통한 목표에 대한 공유감, 등은 그 결과를 도출하는 데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위기의 극복을 위하며
지금의 미-북관계는 위기를 맞았다고 보아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것은 특히 정책 책임자로서는 무책임하고 쓸모없는 낙관주의의 소산이다. 또 단순히 6.12 이전으로 돌아 가는 것을 혹시 미국이 추구한다면, 따라서 다시 긴장이 팽창하고 군사적 대치가 격화된다면, 동시에 지금까지 이루어 진 미-북 협상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한다면, 그것은 평화를 사랑하는 인류의 보편적 희망에 돌을 던지는 행동과 같다.
위기의 극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은 지금까지 협상을 통해 사실로 나타난 사항들을 북핵의 해결이라는 목표와 관련하여 그 의미를 다시 정리하는 것이다 동시에 북한이나 미국이 제시한 쟁점에 대한 견해들을 이 정책 목표와 관련하여 그 기능적인 측면에서 목표에의 순기능적인 의미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지금 쌍방의 의견 대립으로 제시된 사항들을 어느 일방의 정치적 목적에의 이용, 또는 합의보다는 일방적인 주장관철을 위한 압력의 이용 등의 측면에서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 .
최근에는 올해에만 8번이나 만났고 거의 30여 차례의 통화를 통해 그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던 미-일 관계도 틀어진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지금까지 미-일 관계에서 6.12 미-북 공동성명 이전에는 일본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사항 중심 - 예를 들면, 북한과의 종전협정을 견제하는 등 -으로 관계가 이어 졌으나, 6.12 이후에는 Trump 가 아베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 더 많아지는 경향이고, 특히 남-북 관계의 변화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 지는 모습으로 보였다.
8월 하순 부터 미국 언론에서는 지난 6월 7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일본을 무역문제를 제기하며 경제적 압박을 가해 온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진주만 공격을 내세우며 시작된 이 압박은 그러나 지난 7월 일본이 베트남에서 북한과 접촉한 것이 알려지면서 미국 언론들은 미국 정부 관료들이 일본의 정직하지 못한 태도를 지적하는 모습을 제기하면서 양국 관계의 미묘한 전개를 보도하기 시작하였다 ( 08.28. 2018 SF Gate ). 아베는 미-북 관계의 전개에 따라 북핵 문제에서의 일본의 개입, 그리고 일본인 납치문제 등을 위해 미국에게 접근하였으나 이것이 충분치 못한 것으로 느낀 일본이 북한의 정보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북관계가 면목을 일신해야 할 이 시기에 들어난 미-일 관계의 틀어진 모습은 미국을 이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고립된 모습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한국에서는 이제야 때늦게 북핵 협상과 관련된 관계자들의 교체를 언급하고 있다. 지난 7월의 Pompeo 의 북한 방문 이후 양국이 상호 비난하는 모습을 보일 때 이런 논의가 시작되어야 했다. 사실상 이것은 양국이 상대방 대표에 대한 불신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personna-non-grata 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미-북한 관계의 틀어진 모습이 전개되면서 군사적 움직임이 언급되면서 일부 언론들은 마지막 남은 Mattis 국방장관의 거취를 논하기 시작하였다. 미국 일부 언론은 그나마 Trump에 대한 저항이 가능했던 Mattis 의 퇴진- Thomas Wright ( Politico )는 Bolton, Pompeo 를 Trump 에의 Loyalists 라고 하고 있다. - 이라는 표현이 나오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Trump 하의 Madman 들이 모두 퇴진하는 상황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미국 일부 언론들이 북한과의 공정한 거래를 통한 북핵 해결을 주장하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 WP, NYT ).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을 접으려는 의사를 보이며, 중국과의 무역 관계 등을 그 관계 재현의 이유로 제시한 것은 이러한 Madman 정책자원의 고갈을 의미하며, 동시에 대국 답지 못한 핑계를 둘러대는 모습에 불과하다.
1970년대에 미국은 Kissinger 의 제안에 따라 미-중공 관계 화해를 추구하면서 이 화해를 위한 모멘톰을 조성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남-북한 간의 대화를 추진했고, 이를 위헤 중공은 북한에, 미국은 남한에 각각 영향력을 행사하여 남-북대화를 가지기를 요구했다. 현재 상황에서 미국은
남-북관계의 진전을 미-중 관계를 이유로 하여 가로막고 미-북한의 북핵 협상을 중단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북핵 정책의 뒤틀린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Mattis 가 이미 언급했던 것처럼, 그를 통해 북한의 미군 유해 발굴울 위한 미-북 접근을 시도하면서 양국간의 상처난 관계를 치유하면서 관계를 복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