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문화 축제는 마치 잘 계획된 학예회와 같은 느낌을 준다. 매년 봄이면 프랑스의 남부 지방에서부터 지방의 특색을 살린 문화 축제가 시작되어 점차 북쪽으로 그 축제가 이어져 올라온다.
우디 알렌의 이 영화는 흥행적 성공을 위한 빠리의 상징물 들을- 예를 들면 맥심 식당이라든가, Moulin Rouge에서의 캉캉 춤 등- 이용하면서 미국인들의 그 특유의 환상적 빠리에 대한 동경심을 다시 자극하는 시도로 그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출처에 따르면 1980년에서 2005년 까지 빠리를 등장시킨 영화가 20여편이 된다는 통계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인 80년대 초반에 나온 “빠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가 외설이냐, 예술이냐는 논란에 휩싸인 경우에서 보다 싶이 그 끈질긴 환상성은 그칠 줄 모른다.
매년 여름이면 빠리는 외국으로부터 온 관광객이 점유하는 계절이다. 80년 초에 본 빠리는 거리에 관광객들과 그들을 뒤따라 가는 집시들의 모습이 어울려 한 장의 근사한 풍경화를 보는 듯하고 그 중에서도 프랑스어를 배우려는 미국 여인 들의 끈질긴 열성이 알리앙스어학원의 그 출입구에 있는 계단의 돌들을 닳도록 드나들어 그 층계의 모습이 출렁이는 모습으로 바꿔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빠리의 남쪽에는 Cité Universitaire 라는 이름의 거대한 숲과 함께 형성된 기숙사들이 있었다. 미국, 영국은 물론 일본, 캄보디아 까지도 참여하여 자국의 기숙사를 건립하여 총 30여 개국의 건물이 들어서 있고, 중앙관을 비롯하여 3개의 대형 학생 식당이 있었다.
그 중에 프랑스 지방학생들을 위한 프로방스 관이 있는데, 이 기숙사는 여름에는 거의 두 달을 학기 종료로 비우게 되는 데, 이때 에 어학 공부를 위한 미국을 비롯한 외국 학생들이 들어 왔다.
여기에는 거의 5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식당들이 남, 서, 중앙 으로 나뉘어 있었고 점심, 저녁에는 식당 앞에 장사진을 이루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으나, 2007년에 들어 서서는 이 Cité 가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우선 3개 대형 식당이 하나로 축소되어 있었고, 그 전에는 공개되어 있던 두 개의 운동장이 지금은 튼튼한 쇠 울타리로 격리되어 일반 기숙 학생들은 사용이 제한되고 그 지역 학생들의 체육 시간에만 이용되도록 되었고, 몇 몇 기숙사들, 예를 들어 영국관, 미국관 등은 그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호텔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미드나잇 인 파리” 는 2011년 작품으로 제목에서 보다 싶이 미국인의 환상적인 낭만의 여행을 복고주의 적인 색채로 그리고 있다. 그 영화에 프랑스인은 없고 꿈 아닌 꿈을 찾아 온 환상주의 자들만이 있다.
빠리의 낭만을 환상으로만 찾지 말고 빠리의 생활, 거리, 기후를 느끼고 빠리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들의 생각을 공유해 보라. 오랜 그들의 역사 속에서 묻어 나오는 습관적인 것들은 미국적인 것과 분명 다르며 오늘 날의 그들의 정체성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위에서 언급한 “빠리에서의 -- ” 가 외설이냐 라는 논난에서 볼 수 있다 싶이 빠리에서의 자유스러우면서도 분방한, 동성연애 등을 포함한 성의 표현은 표면적으로는 무질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면이 있으나 거기에는 분명한 원칙들이 있다.
서구 나라들의 정치문화의 특징을 지적하는 데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것은 개인주의 이다. 이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는 다른 것이며, 서구가 근대화를 겪으며 성숙된 시민들에게 강조되는 자유에의 권리 뿐 아니라 그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의 의식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위한 요구 속에는 그 표현의 정직성과 솔직성 그리고 신중성이 전제를 이루고 있고, 동시에 그 자유에는 사회적 관용성을 통해 허용되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뒤따르고 있다.
이념적으로 볼 때, 맑스의 이론이 나오기 이전에 이미 프랑스에는 유물론이나 폭력 혁명론 들이 나돌고 있었고, 이것들은 프랑스 사람들의 관용적 포용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었고, 프랑스 사회는 맑스이론도 그와 같은 운명을 밟을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프랑스의 우익적 전통은 카톨릭 주의에 있고 따라서 그 사회적 근간은 종교적 유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 위에서 프랑스의 관용은 사회적 자유를 포용하고 있으며, 이것이 프랑스의 사회, 국가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성적 욕구의 표현의 자유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빠리의 시민들 간에서 쓰이는 표현 중에 “ Coup de foudre" 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남녀 간에 눈이 맞아서 불꽃이 튀는 상황을 표현하는 속어로서 남녀간의 솔직하면서도 자유로운 관계를 의미하고 있다. 이것을 부정적으로 보면 남녀간의 무질서한 관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그것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학문에서도 프랑스의 독특한 면이 보이는 데, 특히 사회과학 분야에서 Sociologie 등이 강조된 방법론- 예를 들어 경제학 책의 제목이 Sociologie de l'Economie 인 것처럼-을 그 특색으로 하고 있는 것, 또 국제정치에서의 프랑스의 독자적 외교 정책을 강조했던 Raymond Aron의 논리는 냉전 시기부터 프랑스의 대외정책의 근간이 되어 왔다.
20세기의 석학으로 불리는 Aron 은 그 자서전에서 자신의 그러한 명성을 얻게 한 것은 프랑스의 역사적 환경,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조국에 대한 열정(passion ) 이었다 고 하고 있다
뻬리훼릭 ( 외곽도로 ) 으로 둘러싸인 빠리 고유의 지역은 105 Km2 으로 작은 도시이며,
빠리 남쪽의 메트로 종점이 있는 뽀르뜨 도를레앙에서 출발하여 당훼르-로쉐로를 거쳐 쎙 미셀 이나 노틀담 성당에 까지 빠른 걸음으로 가면 30분이면 갈 수 있다.
편하다고 메트로나 RER만 타고 다니지 말고 버스를 타고 빠리의 거리를 즐기는 것이 더욱 좋고 더더욱 좋은 것은 시내 곳곳에 있는 공원을 즐기는 것이다. 씨앙스 뽀 ( 정치대학 )이 있는 쎙 제르망 데 프레 거리, 오데옹 뒷 거리, 그리고 대학들이 모여 있는 까르띠에 라뗑지역, 그 옆에 있는 룩쌍브르 공원 등 이것 외에도 권하고 싶은 것은 빠리의 지역 별로 아침에만 열리는 우리나라 식의 재래식 시장을 가보고 물건을 사보는 것이다. 내가 빠리의 아침을 더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아침에 밝게 뜬 해와 푸르고 높은 하늘은 한층 더 낭만에 대한 憧憬을 아름답게 해 준다.
빠리의 에스프레스 커피는 겨울에 가벼운 감기가 걸렸거나 할 때 데운 포도주와 함께 마시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그 풍토에 맞는 먹걸이 라고 할 수 있다.